육성필 협회장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140회
작성일 2025-09-17 15:33
본문
육성필 서울심리대학원대학교 위기관리 상담전공 주임교수는 한국위기심리협회 회장이자 국내 최초로 ‘자살 위기관리 상담’ 전공 과정을 개설한 인물이다. 그는 오랜 시간 국방부를 비롯한 다양한 현장에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실행해 온 실천적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자살률 OECD 1위라는 오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복지부, 교육청, 지자체 모두 자살 예방을 외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미미하다. 상담과 지원 체계는 조각나 있고, 대응은 늦고 단절돼 있다. 자살 예방을 위한 예산은 늘었지만, 누군가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연결망은 여전히 허술하다.
육성필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위기심리협회 회장)는 이 같은 현실을 “정책과 시스템의 실패”이자 “공동체의 책임 부재”라고 진단한다. 1부 인터뷰에서 그는 자살을 병리나 진단 중심이 아닌 ‘일상 속 위기’로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2부에서는 조직,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어떻게 그 연결망을 회복하고 구축할 수 있는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조직 내 자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며 주목할 만한 사례를 경험했다. 일반적으로는 상담사만 교육을 받지만, 이 프로젝트에선 임원 두 명이 직접 상담 교육에 참여했다. 이후 조직 분위기는 실질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위기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실무자만이 아니라 결정권자부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임원이 상담의 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면, 직원들도 훨씬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육 교수는 최근 교장을 대상으로 한 상담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장은 사실상 지역의 리더이다. 교장이 상담과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하면, 학교폭력 대응부터 자살 예방까지 전반적인 시스템이 달라진다.” 그는 "특히 자살 예방을 보건복지의 영역으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보회의, 국무회의 같은 핵심 의사결정 테이블에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정책도 움직이고 사회적 공감대도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실직, 은둔, 고립, 관계 단절 등 복합적인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사회는 무엇을 했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자살 예방은 성공할 수 없다.” 그는 자살을 개인의 선택이나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건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의 문제이다. 사람을 사회로 다시 잇는 구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일반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위기의 순간, 가장 강력한 개입은 다름 아닌 ‘관심’이다. 그는 “요즘 괜찮아?라는 인사 한마디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위기 징후는 전문가보다 주변인이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자살 예방의 시작이자 핵심이다."고 조언한다.
육 교수는 이를 위해 시민 모두가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살 위험 신호를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연결하는 사람을 말한다. “1~1.5시간만 교육을 받아도 충분하다. 경고 신호를 알아채고, 질문하고,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법. 그게 전부이다. 이후에는 더 학습해서 준전문가, 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 단계별 교육 모델은 현재 진행형이고 국방부, 삼성전자, 교육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도입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자살 예방은 보건복지부 혼자 풀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는 위기 개입 전문 인력을 경찰서, 소방서, 주민센터 등에도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건 현장에 경찰이 먼저 도착했을 때, 심리 전문가가 함께 있으면 대응의 질이 전혀 다르다. 실직 상태로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에게도 공무원 한 명이 아니라 위기 전문가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는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모델이며, 한국에서도 충분히 도입 가능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기 돌봄 인력으로 노인과 사별 경험자, 은퇴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에서 운영한 ‘낭랄18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별한 노인이 같은 아픔을 겪는 노인을 상담하는 구조다.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하며 삶의 리듬을 회복하게 돕는다. 그리고 돕는 사람 역시 자신의 쓸모와 존재감을 느끼며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 그는 “이런 상호 회복 모델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생명 돌봄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1년 단위로 제공되는 자살 통계를 월 단위, 주 단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간 통계는 발표 시점이 너무 늦다. 위기의식이 무뎌질 수밖에 없죠. 미국처럼 실시간 통계를 제공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현 정부를 향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자살률은 오르고 있는데, 중심을 잡고 이 문제를 끌고 가는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있어야 국가도 있는 것이다.”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오는 10월, 육성필 교수는 ‘한국의 자살,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정부와 국회, 언론, 시민이 함께 모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자살 문제에 대해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히며 문제 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육 교수는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정말 다행이고 시의적절한 메시지로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제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있어야 국가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한 전 서울시의원·한국위기심리협회 부회장은 “육성필 교수는 오랜 시간 마음의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는 이들과 함께 걸어온 임상심리학자이자 상담 전문가이다. 그는 국내외 여러 기관과 손잡고 체계적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QPR 자살예방 마스터 트레이너로서 생명의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전파해 왔다."며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마음건강연구소와 QPR 자살예방연구소를 이끄는 그는, 깊은 통찰력과 따뜻한 마음으로 삶의 무게에 짓눌린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는 진정한 치유자이다"라고 소개했다.
육성필 교수는 단순히 ‘자살을 줄이자’는 주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사회,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망이 되어주는 공동체 회복에 대한 제안이었다. 제도가 시스템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건 결국 한 사람의 손길, 눈빛, 말 한마디다. 모든 위기는 사회적 신호이며, 그에 응답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신성대 기자
출처 : 파이낸스투데이(https://www.fntoday.co.kr)
자살률 OECD 1위라는 오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복지부, 교육청, 지자체 모두 자살 예방을 외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미미하다. 상담과 지원 체계는 조각나 있고, 대응은 늦고 단절돼 있다. 자살 예방을 위한 예산은 늘었지만, 누군가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연결망은 여전히 허술하다.
육성필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교수(한국위기심리협회 회장)는 이 같은 현실을 “정책과 시스템의 실패”이자 “공동체의 책임 부재”라고 진단한다. 1부 인터뷰에서 그는 자살을 병리나 진단 중심이 아닌 ‘일상 속 위기’로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2부에서는 조직,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어떻게 그 연결망을 회복하고 구축할 수 있는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조직 내 자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며 주목할 만한 사례를 경험했다. 일반적으로는 상담사만 교육을 받지만, 이 프로젝트에선 임원 두 명이 직접 상담 교육에 참여했다. 이후 조직 분위기는 실질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위기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실무자만이 아니라 결정권자부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임원이 상담의 취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면, 직원들도 훨씬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육 교수는 최근 교장을 대상으로 한 상담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장은 사실상 지역의 리더이다. 교장이 상담과 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하면, 학교폭력 대응부터 자살 예방까지 전반적인 시스템이 달라진다.” 그는 "특히 자살 예방을 보건복지의 영역으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보회의, 국무회의 같은 핵심 의사결정 테이블에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정책도 움직이고 사회적 공감대도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실직, 은둔, 고립, 관계 단절 등 복합적인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사회는 무엇을 했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자살 예방은 성공할 수 없다.” 그는 자살을 개인의 선택이나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건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의 문제이다. 사람을 사회로 다시 잇는 구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일반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위기의 순간, 가장 강력한 개입은 다름 아닌 ‘관심’이다. 그는 “요즘 괜찮아?라는 인사 한마디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위기 징후는 전문가보다 주변인이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자살 예방의 시작이자 핵심이다."고 조언한다.
육 교수는 이를 위해 시민 모두가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살 위험 신호를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연결하는 사람을 말한다. “1~1.5시간만 교육을 받아도 충분하다. 경고 신호를 알아채고, 질문하고,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법. 그게 전부이다. 이후에는 더 학습해서 준전문가, 전문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 단계별 교육 모델은 현재 진행형이고 국방부, 삼성전자, 교육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도입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자살 예방은 보건복지부 혼자 풀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는 위기 개입 전문 인력을 경찰서, 소방서, 주민센터 등에도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건 현장에 경찰이 먼저 도착했을 때, 심리 전문가가 함께 있으면 대응의 질이 전혀 다르다. 실직 상태로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에게도 공무원 한 명이 아니라 위기 전문가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는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모델이며, 한국에서도 충분히 도입 가능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기 돌봄 인력으로 노인과 사별 경험자, 은퇴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에서 운영한 ‘낭랄18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별한 노인이 같은 아픔을 겪는 노인을 상담하는 구조다.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하며 삶의 리듬을 회복하게 돕는다. 그리고 돕는 사람 역시 자신의 쓸모와 존재감을 느끼며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 그는 “이런 상호 회복 모델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생명 돌봄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1년 단위로 제공되는 자살 통계를 월 단위, 주 단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간 통계는 발표 시점이 너무 늦다. 위기의식이 무뎌질 수밖에 없죠. 미국처럼 실시간 통계를 제공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현 정부를 향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자살률은 오르고 있는데, 중심을 잡고 이 문제를 끌고 가는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있어야 국가도 있는 것이다.”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오는 10월, 육성필 교수는 ‘한국의 자살, 이대로 둘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에서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정부와 국회, 언론, 시민이 함께 모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자살 문제에 대해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히며 문제 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육 교수는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정말 다행이고 시의적절한 메시지로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제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있어야 국가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한 전 서울시의원·한국위기심리협회 부회장은 “육성필 교수는 오랜 시간 마음의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는 이들과 함께 걸어온 임상심리학자이자 상담 전문가이다. 그는 국내외 여러 기관과 손잡고 체계적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QPR 자살예방 마스터 트레이너로서 생명의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전파해 왔다."며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마음건강연구소와 QPR 자살예방연구소를 이끄는 그는, 깊은 통찰력과 따뜻한 마음으로 삶의 무게에 짓눌린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는 진정한 치유자이다"라고 소개했다.
육성필 교수는 단순히 ‘자살을 줄이자’는 주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사회,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망이 되어주는 공동체 회복에 대한 제안이었다. 제도가 시스템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건 결국 한 사람의 손길, 눈빛, 말 한마디다. 모든 위기는 사회적 신호이며, 그에 응답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신성대 기자
출처 : 파이낸스투데이(https://www.fntoday.co.kr)
관련링크
- 이전글자살 시도하려는 이에게 ‘자살 이유’ 물어도 될까? 25.10.28
- 다음글육성필 협회장 “자살은 질병이 아닌 위기의 신호… 일상 속 개입이 살길" 25.09.17
